CRUMBLING, PILING UP
무너지고 쌓이는







내가 알던 세계가 모두 뒤섞여버렸다.

구체적이고 선명했던 나의 세계가 모호해지고 뭉뚱그려졌다.

하루는 우주 끝에 둥둥 떠 있다가 또 하루는 땅에 맞닿아 있는 것 같았다.

작가노트중.






책 «무너지고 쌓이는»은 작가 김재연이 존재하던 세계, 결혼과 출산의 시간을 거치며 가족 형태의 변화를 맞이한 2020년부터 현재까지
김재연을 둘러싸고있던 주변의 열매, 흙, 공기와 빛을 사진으로 기록해 온 여정입니다.









«무너지고 쌓이는»은 “ 어쩔 도리 없이 맞이한 모호한 세계” 속에서 답을 찾고 수집하며, 단단한 열매를 맺어가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써내려가고있습니다. 다양한 형태의 변주로 작업과 생각을 이어가는 김재연은 주변과 자연으로부터 답과 해소를 찾아갑니다.



책은 김재연의 삶을 투영한 형상과 빛으로 그려진 사진 작업들, 떨어진 열매를 주워 구성한 ‘사진판화드로잉’, 그리고 그 과정의 시작이 된 얼음과 씨앗, 흙의 형태으로 맺혀진 푸르른 시아노그래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2023년 1월 서울 성북동 유영공간에서 열렸던 전시 <혼혼한 공기>에서 소개했던 작업들과 작업의 일부였던 권순지 작가의 글 <다른장소, 경계에서> 가 함께 수록되어있으며, 두 개의 언어로 쓰여졌습니다.

︎김재연 전시 <혼혼한 공기>

작가 김재연은 사람과 자연의 관계에서 자신의 위치를 고민하고 새롭게 감각한 장면을 이미지로 만듭니다.

사진 매체를 베이스로 활용하되 작업마다 다른 구조와 과정으로 이미지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유영공간, 온수공간, 이응노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었습니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있는 전시와 달리 어디에서도 작업을 소개할 수 있는 ‘아트북’ 형태의 책에 흥미를 느끼며 첫 책 «4810 Days»를 시작으로 «0그램 드로잉», «가루산» 총 세 권의 독립출판물을 제작하였습니다.

책 «0그램 드로잉»과 «가루산»은 신선아 디자이너와 협업으로 기획 및 제작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