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 in Vein
2026. 01. 21 - 01. 25
Minyeong KIM
Felicia Sunwoo Lee
≪Fin in Vein≫은 세계와 연결되는 두 가지 상반된 방식을 교차시키는 전시다. 한쪽에는 외부로 연결되는 시스템 속에서 변화하는 생명들이, 다른 한쪽에는 흩어지는 기억과 감각을 캔버스 위에 끈질기게 붙잡는 시간의 덩어리들이 있다. 이선우와 김민영은 ‘물질적 확장’과 ‘회화적 응축’이라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우리를 둘러싼 세계가 어떻게 유동하고(Fin) 남는지(Vein)를 탐색한다.
먼저 이선우의 작업에서 우리가 마주하는 것은 하나의 인공 생태계다. 이 세계에서는 뻗어나가는 전류와 디지털 신호의 끊임없는 흐름이 실제 자연 생태계의 순환을 대체한다. 각 조각은 하나의 자율적 유기체처럼 작동하지만 동시에 비물리적 신호들을 통해 서로 연결된 거대한 네트워크의 일부이기도 하다. 이선우의 조각이 곤충이나 해양 생물과 유사 한 형태를 갖는다고 해서 그것이 자연을 단순 복제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이들은 철저히 디지털 환경에서 태어난 존재로, 3D 렌더링과 프린팅을 거쳐 레진, 실리콘 같은 인공 물질로 구현되었다. 이 세계에서 생명의 맥동은 전기적 신호와 데이터의 흐름, 그리고 주변에서 유입되는 물질적 조건들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선우는 전시 공간에 이러한 요소들을 시각화함으로써 기계와 생명, 인공과 자연의 경계가 사라진 또 하나의 흐름을 제시한다. 그는 한 발 물러선 관찰자의 태도로 이 하이브리드 세계를 살피며, 그 안에서 새로운 생존 방식과 상호작용의 법칙이 어떻게 탄생하는지 탐구한다.
반면 김민영의 작업은 외부 환경에 대응해 작가의 기억과 감각을 캔버스 위로 응집시킨 결과다. 그의 회화는 특정한 장면을 붙잡으려는 충동에서 출발해, 글과 이미지가 파편적으로 뒤섞인 드로잉을 거쳐 하나의 화면으로 재구성된다. 이 과정은 꽤나 느리고 반복적이다. 동일한 장소를 관찰하고 또 관찰하며 달라지는 기분과 인상을 천천히 퇴적시킨 회화는 최초의 관찰 시점과 그려진 시점 사이에 발생한 미묘한 어긋남을 발생시킨다. 이것은 시간의 흐름을 통해 생성된 일종의 감각적 지층이라 할 수 있다. 그는 이 층의 단면들을 적극적으로 병치하면서 붓질과 선의 중첩으로 밀도를 쌓는다. 김민영은 이렇게 완결된 회화적 상태를 ‘감각-응집-덩어리(cir-cleump)’라 부르며, 유영하는 막처럼 화면을 구사해 공기, 온도, 진동과 같은 비선형적 인상들이 동시에 출현하는 조건을 만든다. 즉 그의 회화는 다양한 객체들의 사건이 쌓여 만들어진 나무의 결, 식물의 잎맥처럼, 작가 자신을 통과한 세계가 남긴 고유한 물질적 흔적에 가깝다.
전시 제목인 ‘Fin in Vein’—혈관 속 지느러미—은 이처럼 이질적인 두 작가의 세계가 만나는 접점이다. 물 속에서 외부 자극에 반응하며 자라난 지느러미(Fin)부터 신체 내부를 순환하는 유기적 맥(Vein)에 이르기까지, ≪Fin in Vein≫ 은 밖으로 팽창하려는 힘과 안으로 응집하려는 힘이 한 공간에서 교차하는 장면을 다룬다. 전시는 두 체계를 섣불리 하 나로 연결하기보다 그 교차점에서 발생하게되는 감각적 긴장을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