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은 Zeeon Zheon
2024.11.13 - 11. 24
Wed - Sun
1p.m. - 7p.m.
유영공간 Space Uooyoung
내가 사는 동네는 마북천이라는 개천이 흐르는 제법 심심한 주거지역이면서
근처에 도시개발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여러 가지 정비 공사로 변화를 겪고 있는 곳이다.
그 변화는 나의 일상에 몇 안되는 흥미로운 일이라 개천을 따라 작업실과 집을 오가며 개천 일대의 대대적 정비 공사 풍경,
함께 들어선 새 아파트 단지 공사 모습, 주변 세탁소가 철거되고 빈 터가 되던 모습 등을 사진과 영상으로 남기곤 하였다.
개천가에서 백로나 오리를 발견하게 되면 나는 마치 외계 생명체를 만난 마냥 놀라며
개천을 괴생명체가 서식하는 기이한 장소로 상상하기도 한다.
나는 이렇게 기록한 공간 자료를 참고하여 다시 컴퓨터로 3D 모델링을 하고,
모델링한 공간의 구성 요소 중 하나를 다시 3D프린터로 출력하기도 하고,
기록 영상에 디지털 창작물을 합성하여 애니메이션으로 만들거나,
손으로 만든 입체조형물과 개천 공간을 각각 3D 스캔 뒤 디지털 모델로 변환 후 함께 구성하여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제작된 디지털 애니메이션을 설치 조각품의 부분로도 사용했다.
내가 목도한 공간들에 대한 찰나의 기록들과 그 당시 기억들 및 개인적 감상들, 그리고 조형적 상상들은
현실공간과 디지털 공간을 넘나들며 뒤섞이면서 나만의 내밀한 공간으로 재생산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내밀적 공간의 조각들은 다시 전시 공간과 얽히면서 한산하지만 기묘함이 도사리는 공간을 새로이 조성한다.